나는 엘리나. 과거에는 엘프 마법사로 이름을 날렸으나 지금은 은퇴한지 오래다. 현재는 작은 인간 마을에서 마법에 재능이 보이는 아이를 발견해 머무르며 가르치고 있다. 나무로 된 작은 식탁에 앉아, 간단히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으면, 갑작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똑!"
문을 급하게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놀라서 일어났다. 누구지? 이른 아침에 방문이라니, 분명 중요한 일이겠거니 생각하며 문을 열자, 마을의 이장이 어찌나 급하게 달려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허억.. 허억..엘..엘리나님 큰일났습니다. 처음보는 마녀가 마을에 나타나서는 엘리나님을 당장 데려오라고 하고 있어습니다"
"엘리나님이 오지 않으시면 저희는.."
이장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배어 있었다.
"알겠어요, 어서 가요."
나는 필요한 도구들을 빠르게 챙겼다. 낡은 나무 지팡이, 몇 가지 주문서, 그리고 위험한 상황이 생긴다면 필요할 수 있는 몇 가지 약초를 가방에 넣었다. 준비를 마치고, 나는 이장과 함께 마녀가 나타났다는 곳으로 향했다.
저 멀리 소녀 한명을 붙들고 있는 마녀가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그 소녀가 내가 가르치던 아이 아이샤라는걸 알아볼 수 있었다. 나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저렇게 어린 마녀가 어떻게 이정도의 마력을?)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어린 마녀. 그러나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방대한 마력에서는 뭔가 위화감이 느껴진다.
"넌 누구지? 보아하니 이 근방의 마녀가 아니군."
"네가 마법사였다던 엘리나? 이 아이를 구하고 싶으면 지팡이를 버리고 이쪽으로 와."
그녀는 내말은 무시한 채 자기 할말만 지껄였다.
"죄송해요... 선생님 제가 붙잡혀버려서.."아이샤는 울먹이며 중얼거렸다.
"괜찮아 가만히 있어 곧 구해줄테니"
"보기보다 비겁한걸. 어린애를 인질을 잡다니. 원하는게 뭐야?"
"너."
"나?"
"그래, 그러니 빨리 이쪽으로 올래?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거든?"
아이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그녀의 말대로 지팡이를 내려놓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제발 아이샤를 해치지 마. 뭐든 할테니까."
마녀는 미소를 지으며 작은 약병을 내밀었다.
"이 약을 마셔. 그럼 이 애한텐 별일 없을거야 약속할게."
"그 약속 꼭 지키도록 해."
"걱정마. 나 약속은 지키는 여자라구."
여기에 담긴 것이 어떤 위험한 약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지금은 아이샤를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마법약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자 곧바로 끔찍한 통증이 전신에 밀려왔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며 뼈와 관절이 꺾이는 소리가 났다. 나는 바닥에 쓰러졌고 뜨거운 땀이 흘렀다. 점점 내 몸이 변해가고 있었다. 손가락은 합쳐지고 점차 굳어져 발굽이 형태로 변해갔고, 날씬한 팔과 다리는 육중한 네 개의 다리로 변했다. 머리카락은 빠져나고, 뿔이 돋아나며 코가 넓어졌다.
변화가 끝났을 때 나는 더 이상 엘프가 아닌 한마리의 암소가 되어 있었다.
(에... 이것이 내 몸..? ..거짓말..)
이마 위로 튀어나온 뿔, 얼룩무늬 털, 그리고 네 발...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니.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내가 소가 된 직후. 그녀는 아이샤를 내팽게치고 나에게 다가왔다.
"새로운 모습이 마음에 들어?"
"음오오오오!!! (그럴리가!!!)"
"미안하지만 음모오~ 음모오~ 거려도 하나도 모르겠는걸?
그녀는 재밌다는듯 나를 놀렸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약간 자비를 배풀도록 할까?"
그녀가 작게 주문을 외웠다.
"이제 말을 할 수 있을거야"
아아. 정말이다. 그녀의 말대로 말이 나온다.
"왜 이러는거야 내가 너한테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도대체 그녀의 목적은 뭘까.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그녀는 이번에도 내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말했다.
"이제 볼일은 끝났어. 일주일 뒤 보러 올테니 그렇게 알도록 해."
"그동안 새로운 모습을 즐기고 있으렴"
"뭐? 이렇게 만들어놓고 그냥 간다고? 야!!!! 되돌려주고 가!!"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다.
잠시 후 마녀가 나타나 도망갔던 마을 사람들이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저.. 여러분.." 나는 조용히 말을 꺼냈다.
"우왓 소가 말을 하잖아?!" 한 마을 사람이 놀라 눈을 크게 뜨며 소리쳤다.
"이 소가 선생님이에요.. 저를 구하려고 소가 되셨어요.."
아이샤가 울면서 사람들에게 알렸다.
"정말로 이 암소가 엘리나님?"
"무슨일이야?", "엘리나님이 소가 됬다나봐"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여러분 전할 말이 있어요. 마녀가 일주일 뒤 다시 마을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나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 마녀가 다시 온다고요?"
"이제 우린 어떡하면 좋지?"
사람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나는 혼란에 휩싸인 사람들을 애써 진정시키려했다.
"진정하세요. 여러분을 해칠 생각은 없어보였습니다. 일단은 안심해도 될것 같아요. 잘 모르겠지만 그녀의 목적은 일단 저 인것 같으니.."
(잠깐 그러고보니 나 지금 완전히 벌거벗은거 아냐?!)
"음, 죄..죄송하지만." 나는 부끄러움으로 목소리가 떨려 말을 더듬었다. "누가... 혹시 저 좀 가려주실 수 있을까요?"
마을 사람들중 한 명이 고개를 끄덕이고 서둘러 떠났고, 잠시 후 내 위에 덮을 커다란 담요를 들고 돌아왔니다.
"고마워요." 몸은 가렸지만 담요는 소가 된 내 굴욕을 덜어 주는데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저..엘리나님 이제 어떻게 하실건가요?"
이장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아무래도 이런 몸으로 집에 들어가긴 힘들것 같다.
"혹시 축사를 빌릴 수 있을까요?"
마을이 작기 때문에 몇 없는 동물들은 마을 축사에서 공동으로 키운다고 알고있다.
당연히 내키지는 않지만 이런 몸으로 지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면 역시 축사밖에 없다. 아무래도 잠시 신세를 지는 수밖에.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축사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고, 마을 사람들이 내 뒤를 따라왔다.
나는 몇몇이 나에 대해 속삭이는 걸 애써 무시하려 노력했다.
축사에 발을 들이자, 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이 턱 막혔다. 어둡고 습기 찬 공간은 지독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바닥은 흙과 배설물로 뒤덮여 있었고,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나는 이런 곳에서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거부감을 느끼며 문턱에서 머뭇거렸다.
그러나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한때 엘프의 숲에서 살던 내가 이런 곳에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미리 청소해놨어야 하는건데, 지금이라도 치울까요." 이장이 말을 걸어왔다
"...부탁드려요."
이장이 몇몇 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자 그들은 내가 지낼 공간을 급하게 치우고 짚을 깔아주었다.
"그럼 푹 쉬십쇼."
남자들이 나가자 나는 무거운 한숨을 쉬며 짚이 깔린 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을 덮고 있던 담요는 어느새 흘러내렸다.
소가 된 첫날 밤. 축사에서 웅크려 잠을 청하는 내 처지에 눈물이 났다.
어쩌면 이건 다 꿈이 아닐까 그런 작은 희망을 품으며 잠을 청했다.
그러나 밝은 아침, 내가 깨어난 곳은 바로 분뇨 냄새가 가득한 축사였다.
아무래도 꿈은 아닌가보다..
아침이 되자 아이샤가 찾아왔다.
"선생님, 괜찮아요?" 아이샤는 밤새 어찌나 울었는지 눈시울이 붉게 부어올랐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은 더욱 아팠다.
아이샤는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정말 죄송해요." 아이샤가 속삭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건 다 제 잘못이에요."
"괜찮아, 아이샤."
"제가 선생님을 되돌릴 수는 없나요?"
"할수 있어 네가 자란다면. 지금으로써는 안돼"
내가 마신 마법약에는 상당한 마력이 녹아들어있어 몸을 변화시켰다. 그보다 큰 마력으로 해주 마법을 건다면? 당연히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것이다.
내 마력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 지팡이를 쥘 수도 없다. 발굽이 원망스럽다.
아이샤는 나 이상으로 마법의 재능이 보이는 아이지만 아직 너무 어리다.
"꼬르륵"
부끄럽게도 배가 크게 울렸다.
그러고보니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미안 아이샤 계속 굶었거든"
아이샤는 잠시 돌아서더니 축사한견에 쌓아놓은 건초 한더미를 안고 머뭇거리며 돌아왔다.
"여기요, 선생님." 아이샤가 부드럽게 말하며 건초를 구유에 넣었다
나는 극심한 배고픔에 바로 건초로 가득 찬 구유에 다가가 바로 한 움큼의 건초를 입에 물었다.
처음에는 너무나 낯선 맛과 질감에 얼굴을 구겼지만, 곧 천천히 씹기 시작했다.
침이 섞이자 바삭하던 건초가 점점 물렁해지기 시작했다.
꾸역꾸역 삼키자 배고픔이 서서히 가시는 것 같았다.
또 다른 한 움큼을 입에 밀어 넣었다. 이대로 기력을 채워야 한다.
건초를 먹는동안 아이샤는 축사 바닥을 물로 씻어내려가 내가 최대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내가 머물고 있는 칸 뿐만 아니라 그 옆칸의 늙은 암소들, 옆옆칸의 돼지들, 황소가 있는 마지막 칸까지 전부 청소해준 덕분에 끔찍한 악취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참 상냥한 아이다.
나는 아이샤에게서 작은 위안을 얻었다. 비좁고 냄새나는 축사도 아이샤가 옆에 있으니 조금 덜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매일 아침, 아이샤는 해가 뜨기 시작할 때 작은 손에 신선한 건초와 물 한 통을 들고 축사에 들러 나를 보살폈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는 아침이 되자, 그동안 한번도 짜지 않은 내 젖통은 터질듯이 부풀어있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우으.. 이 느낌..)
또 배에 가스가 가득 찼다. 나는 그동안 계속 배변을 참아왔다. 소처럼 바닥에 배설하고 싶지 않았다는게 그 이유였다. 나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다. 아이샤가 내 똥을 치우게 하고 싶진 않았다. 소처럼 축사 바닥에 똥을 싸는 것만큼은 사절이다.
내 배는 이미 한계였다. 나는 힘껏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내 뒤에선 크고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왔다.
"뿌우우우웅~!"
"켁켁!" 옆에서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 옆를 돌아보았다. 아이샤가 어느새 들어왔있던 걸까? 나는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했다.
"켁...이거 정말....." 아이샤는 말을 잇지 못하고 결국 잠시 축사 밖으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숨을 고르며 돌아왔다.
"선생님, 그.. 계속 참고 계시죠?"
"소가 된 이후로 한번도 큰일을 못보셨잖아요.."
"선생님 괜찮아요. 언제까지고 참을 수는 없잖아요.. 제가 바로 치워드릴테니 시원하게 일 보세요."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아이샤의 말이 맞다.
언제까지고 참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 그래. 미안하지만 잠시 나가 있어줄래?"
그래 까짓거 싸버리자! 굳게 마음먹고 아이샤를 내보내려고 했지만 아이샤가 나가기도 전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축사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더니 이장이 마녀를 데리고 들어왔다.
"여기 있습니다"
"선생님한테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온건가요!!" 아이샤가 마녀에게 쏘아붙쳣다.
"아우 시끄러! 아저씨, 얘 좀 데리고 나가봐."
이장이 바로 아이샤를 데리고 축사 밖으로 나가버렸다.
"잘 있었어?"
"잘 있었겠냐? 어서 날 되돌려줘!!"
"쉿. 평생 안 돌려준다?"
나는 즉각 입을 다물었다.
마녀가 손에 양동이를 들고 다가와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너 설마.. 아니지?"
"맞아. 네가 생각하는거."
그녀는 우유를 짜내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손을 움켜쥘 때마다 내 젖통에서 따뜻한 우유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아래의 양동이에 모여 가는 소리가 들렸다.
또한 나는 우유를 짜여지면서 싫다는 느낌보다는 흥분되는걸 깨달았다.
(싫어..나 마녀에게 우유를 짜이면서 느끼고 있어..)
마녀에게 우유를 짜여지면서 나는 지금껏 맛본 적이 없는 쾌락을 느꼈다.
"기분 좋아?"
내가 흥분했다는걸 눈치챈 마녀가 짖굳게 물어왔다. 그 순간.
"푸쉬이이이익~!"
"?"
아. 너무 흥분했는지 항문에 힘이 풀려 방귀가 새어나왔다.
"푸쉭", "푸숫"
"우웩..., 제발 좀 참아 줄래?"
"노력은 해볼게.." 나를 덮치는 굴욕감을 참으며 중얼거렸다.
마녀는 한 손으로 코를 쥐어잡으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젖 짜는걸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몇분이 흐른 뒤.. "다 됐다!" 마녀는 기쁜듯이 소리쳤다.
"네 우유에는 너의 마력이 스며들어 있어. 이걸 마시면 나는 더욱 더 강해질 수 있겠지!"
"그럼 우유도 짯으니까, 이제 날 인간으로 되돌려 주는거야?"
"뭐래, 고작 한번의 착유로는 네가 가진 마력이 전부 나오지 않거든."
"너는 이제 나에게 꾸준히 마력을 제공해야 하는거야. 되돌리지는 않아."
"뭐? 그럼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야한단 말이야? 싫어어어어어어어!!!"
"하핫! 반응 볼만하네 놀랐어? 장난이야."
"네 마력을 전부 짜낸다면 더 이상 필요 없으니... 좋아. 되돌려줄게."
"그게 정말이야?! 고마워!!!"
"그치만 네 마력만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그 꼬마도 성장한다면 꽤 쓸만한 마력이 나올거야. 그렇지?"
(설마 아이샤한테도 손을 대려는건가?)
아이샤의 이야기가 나오자 조금 긴장됐다.
"하지만 네가 소로 지내는 동안 나에게 뭔가를 더 제공한다면 그 아이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할게.
"알다시피 나 약속은 꼭 지키는 여자라구?"
"나한테서 더 얻어낼 뭔가 있단 말이야?"
나는 생각에 빠졌다. 암소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우유, 송아지, 그리고 고기..? 에이 그건 아니겠지...
마녀는 말없이 불길한 미소를 지었다.
(후훗. 곧 알게 될거야. 엘프의 피가 흐르는 너만이 가능한 것..)
"어이 밖에 아저씨? 들어와!"
이장이 축사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고, 부르셨습니까?"
"중앙 광장에 마을 사람들을 불러모으도록 해. 재미있는걸 보여줄테니."
"그리고 혹시 지금 마을에 묘목이 있나?"
"사과나무 묘목이 몇개 있습죠"
"광장 중앙에 한그루 옮겨다 심어."
"예"
(웬 묘목?)
그녀가 뭘 하려는건지 전혀 짐작이 가진 않았지만 뭔가 좋지 않은 일이란 확신은 들었다.
"자 그럼 우리도 이동할까?"
마녀가 어느새 내 목에 밧줄을 걸었다.
"잠깐만, 출발하기 전에 담요 좀 덮어줘!"
"소 주제에 뭘 가리려고? 그냥 가."
그녀는 내 요구를 묵살한 채 밧줄을 힘껏 잡아당겼다.
목에 밧줄이 걸리니 정말 한마리의 가축이 된 느낌이 들어 우울하다. 게다가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똥구멍으로 뜨뜻미지근한 가스가 조금씩 새어나가는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중앙광장에 도착하자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실오라기 한장 걸치지 않은 나는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어느새 사과나무 묘목이 심어져 있다.
마녀는 내 목에 걸린 밧줄을 묘목에 묶었다.
"잠깐! 이거 풀어줘!!"
마녀는 몰려든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소리친다.
"너희들 모두 알고있겠지만 이 소는 엘리나야."
"다들 그녀를 잘 보고 있도록 해"
큰일이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지만 묶여있어서 꼼짝도 할 수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추태를 보이고 싶지는 않은데.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배에 가스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으으...읍..."
나는 최대한 참으려 했지만, 결국 그 압력을 견딜 수가 없었다.
"푹...브르르르르..."
방귀 소리가 흘러나왔다. 몇몇 사람들이 비웃음을 터트렸다.
"저 소가 엘리나라는 게 믿어져?" 날 바라보던 한 여자가 싫다는 듯이 코를 막은 채 동반자에게 속삭였다.
"푸우웃...꾸르륵...푸드득!"
나는 견디지 못하고 한 바가지 대변을 흘렸다. 악취가 주위로 퍼져나갔고, 똥덩어리가 내 뒷발굽에 뭉텅뭉텅 떨어졌다.
일주일간 장내에서 숙성된 소똥의 냄새는 테러무기 수준. 그 강렬한 악취가 사람들을 덮치고, 지켜보던 사람들의 코 속에 직접 냄새가 침투한다.
"어머! 이게 무슨..!"
"우욱..토할거 같아."
"나 엘리나님을 동경했는데...."
사람들이 수근거렸다.
한때 내게 미소 지어줬던 사람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눈을 가렸고, 남자들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마을 사람들이 나에게서 등을 돌리는걸 느낄 수 있었다.
"엘리나님은 이미 죽은거나 다름없네"
"저런 지저분한 소, 고기라도 해먹는게 낫지않아?"
처음에 날 동정으로 바라보던 시선은 이제 혐오와 경멸로 바뀌었다.
아름답고 현명하다는 칭송을 받으며,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걸 도와주는 것이 내 작은 즐거움이였다.
그러나 나를 존경하고 지도와 보호를 바라던 사람들은 이제 나를 역겨운 생물인 양 바라봤다.
나는 얼굴이 빨개지고, 몸이 떨렸다. 수치심과 절망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내 눈앞이 흐려지고, 눈물이 고여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녀는 멀찍이 떨어져서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때, 나는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이 사과나무 이렇게 컷었나?)
내가 잘못 느낀게 아니였다. 이 사과나무. 지금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눈 깜짝할 새, 작던 사과나무 묘목은 커다란 사과나무로 자라나 열매까지 달렸다.
그걸 본 마녀가 웃으며 다가왔다.
"다들 봤지? 엘프의 배설물에는 식물의 급성장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곁모습은 소로 변했지만 그래도 본질은 엘프여서 일까? 혹시나 해서 실험해봤는데 대성공이네~"
"너희들, 앞으로 매달 우유는 한방울도 남김없이 나에게 가져오고, 과일과 농작물을 판매한 수익 절반도 나에게 가져오도록 해.
"그래. 네가 가져오면 되겠다." 그녀는 아이샤를 지목하며 말했다.
"절반이요? 그럼 저희는 뭘 먹고 삽니까.." 이장이 끼어들었다.
"너 혹시 바보야? 방금 못 봤어? 이걸 비료로 주면 되잖아!!!" 마녀가 내 똥을 가르키며 방방 뛰었다."
"너희가 손해보는 일은 없을거야. 엘프의 배설물이 워낙 효과가 뛰어나니까 말이지. 오히려 나한테 감사하게 될껄?"
"혹시 우유에 장난질 치거나 빼돌린다면 곱게 넘어가진 않을거야! 경고를 마친 후 그녀는 유유히 마을을 떠나가려고 했다."
"잠깐 기다려!"
내게 공개적인 모욕을 준 것에 대해 따져묻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괜히 삔또 상해서 되돌려주지 않겠다고 하면 큰일나니까.
"왜? 뭔가 궁금한거라도 있어?"
"내 마력을 다 짜내면 되돌려준다고 했지. 그럼 다 짜내려면 얼마나 걸리는거야??"
"글쌔, 그정도 양이면 1년 정도?"
"뭐 1년? 그럼 나 이대로 1년이나 지내야 한단 말이야??"
"응 맞아~ 그럼 1년 뒤에 보자구~" 마녀는 떠나갔다.
"이장님 이제 저희는 어쩌면 좋습니까?"
"기다려보게 나도 머리가 복잡하네.."
그때 한 청년이 급히 달려와 전했다.
"이장님! 남은 소똥을 다른 곡식에도 비료로 던져봤는데 바로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자라났어요!"
"허허 그게 정말인가? 이거 참 굉장한걸."
"그렇다면 그 건방진 마녀에게 절반 때준다고 하더라도 평소의 마을 수입보다 배로 벌어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이장님 근데 이건 어쩌죠?" 청년이 날 가리키며 물었다.
(이거? 지금 날 보고 이거라 한거야??)
"저는 다시 축사로 돌아가보도록 할게요"
"아닐세. 이건 계속 여기 묶어두게. 저 사과들은 모두 따도록 하고."
뭐지? 난 축사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혹시 지금 무시당한건가?
"저기.."
"자 모두들 돌아가기 전에 잘 듣게. 이건 이제 평범한 소로 취급하도록 알겠나?"
"네.", "알겠어요.", "그러죠!"
"지금 뭐라고요?!" 나는 당황했지만 어째서인지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장은 돌아가기 전 나에게 한마디 건네고 돌아갔다.
"...죄송합니다. 1년간만 마을을 위해 희생해주십시오.."
"말도 안되는 소리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너무하신거 아녜요?"
내가 언성을 높이자 청년이 나뭇가지를 꺾어 날 후려치기 시작했다
"입 다물지 못해! 어디서 짐승 주제에!"
"아얏 아야야! 그만! 그만해! 잘못했으니까 그만 때려!!"
"앞으로 또 건방지게 굴면 이정도론 안끝날거야."
날 실컷 후려치고 청년도 지쳤는지 돌아갔다.
난 이제 정말 어떻게 되는걸까? 이런 대우를 받아가며 1년을 버텨낼 자신이 없다.
사람들이 날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나를 가축으로 취급하고, 말도 걸지 않는다.
난 그저 착취해야할 대상에 불과하다.
마녀가 방문한지도 한달 정도 지났을까.
나는 여전히 마을 중앙의 커다란 사과나무에 묶여있다.
이 사과나무는 내가 내놓는 배설물로 인해 매일 사과가 새로 열리기 때문에 수확은 매일 이루어진다.
내 주변은 언제나 2명 이상의 건장한 청년들이 돌아가며 지키고 서 있다. 아이샤도 오지 않게 되었다. 아니 못 온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아무래도 이장이 내 근처엔 아무도 못 오게 막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누군가 나를 몰래 풀어줄까봐 두려운 것 같다.
그 망할 이장놈. 원래 모습을 되찾는다면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다 태워버려야지.
나는 이제 하루의 대부분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이 원하는건 내 배설물이기 때문에 먹는 것을 멈추면 바로 채찍이 날아든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나는 항상 억지로 뭔가를 먹어야만 했다. 항상 짧은 밧줄로 묶여있어 움직이지도 못하니 살도 엄청나게 쪘다. 내 추측이지만 거의 1톤 가까이 되지 않을까?
어느새 배설 행위에 대한 저항감도 사라지고 마려우면 그냥 싸버린다. 워낙 많이 먹기 때문에 질질 흐를때도 많지만..
마을은 내 덕에 상당히 부유해졌다. 온갖 과일과 곡식이 바로 자라나니까 마녀에게 절반을 상납하고도 굉장한 이익이 남는것 같다. 맛도 있는지 수확하는 족족 팔린다고 한다. 확실히 나도 떨어진 사과를 먹어봤을 때 굉장히 달고 맛있었다.
"야 소처럼 울어봐봐"
날 돌보던 청년들이 지루했는지 무례한 요구를 해오기 시작했다.
"어서 소처럼 울어보라고!"
"음메에.."
"제대로 안 해? "
"음메에에에에~ 음무어어어어~"
울음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진다.
"하핫 진짜 자존심이라곤 없구만 이거." 이제야 만족한듯 하다.
처음 이런 요청을 받았을 때 당연히 거절했지만, 어떤 요청이던간에 거절한다면 반드시 채찍질 당한다는 걸 체득했다.
자존심은 이미 박살난지 오래기에 이제 나는 항상 그들의 기분에 맞춰준다.
사실 이정도면 양호한 거다.
내 등에 올라타거나 꼬리나 귀를 잡아당기는 것은 물론, 냄새난다며 찬물을 뿌려대고 아무런 이유 없이 때리기도 한다.
옆드려서 건초나 씹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오랫만이에요."
"뭐야 너. 허락은 받았어?"
청년들이 아이샤의 앞을 가로막았다
"우유 짜는 걸 허락받았어요."
아이샤는 이장의 필체가 적힌 작은 종이를 내보였다.
"정말인가 보군. 그럼 일 봐"
아이샤는 내 옆에 앉아 자리를 잡는다. 그런 다음 양동이를 꺼내놓고 우유를 모을 준비를 한다.
"선생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아이샤가 눈치를 보며 작게 소근거렸다
"뭐 매일매일 똑같지."
"저는 요즘 매달 선생님의 우유랑 상납금을 마녀에게 배달하고 있어요."
"그 마녀 아무래도 다른 마법사에게서도 마력을 얻어내는것 같아요. 매주 볼때마다 마력이 눈에 띄게 강해지던걸요."
(나처럼 소가 된 마법사가 또 있는걸까?)
나는 마녀를 그날 이후로 한번도 보지 못했다. 되돌려 준다는 약속을 꼭 지켜줬으면 좋겠지만, 내심 불안한건 어쩔 수 없다.
"아야야! 아파!"
아이샤가 내 젖통을 당기지만 우유는 나오지 않고 통증만 느껴진다.
"앗, 죄송해요. 많이 아프셨나요?"
아무래도 젖 짜보는게 처음인지라 미숙한것 같다.
"응, 꽉 쥐면 안돼 그쪽을 부드럽게 잡아주는거야. "
"이렇게요?"
"맞아. 이제 천천히 당겨봐."
확실히 나오는 것 같은 감각. 기분이 좋아진다.
"나왔다~!"
기쁜 것 같은 아이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몇번인가 쥐어보자 이제 요령이 생겼는지 제법 잘 짜기 시작한다.
다만 마녀가 젖을 짜주던 것처럼 기분좋진 않았다.
(그 마녀 얼마나 많이 짜봤길래 그렇게 능숙했던걸까..)
그날 밤 모처럼 아이샤를 만나 기분좋게 잠에 들려는데
두명의 청년이 다가와 나무에 매어있던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어이. 어서 일어나 갈데가 있으니."
"이 시간에 어딜간다는거야?"
"어서 따라오기나 해."
(여긴 내가 지내던 축사?)
어째서 갑자기 이곳으로 다시 데려왔는지 모른 채 나는 끌려들어갔다.
그들이 나를 넣은것은 평소 내가 지내던 칸이 아닌 황소가 있는 마지막 칸이였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희들!"
둘중 한 청년이 즐겁다는 듯이 내 목에 걸린 밧줄을 풀며 말한다.
"이장님이 네 자식들도 비옥한 비료를 생산할 수 있을지 궁금하시다네"
"그런 고로 앞으로 이 녀석이 네 남편 이라는 거지"
"......지금 뭐라고??"
"아무튼, 확실하게 임신해서 건강한 송아지를 낳아달라고!"
말을 마치자 두 청년은 떠나갔다.
아니, 떠나간줄 알았지만 한 청년은 다른 청년이 떠나가는걸 확인하고 도로 되돌아 왔다.
시끄럽게 날 조롱하던 청년과는 다르게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던 그는 드디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엘리나님 죄송합니다"
지금 엘리나님이라고 한건가? 이게 얼마만에 들어보는 내 이름과 존칭인지.
"저는 엘리나님이 이런 대우를 받는게 무척이나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아무리 돈에 눈이 멀어도 그렇지. 이러면 안되는거 아닙니까?"
"저 말고도 엘리나님이 이런 대우를 받는것이 못마땅한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만 마을에서 쫓겨나는게 두려워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고 있어요."
"엘리나님을 착취해서 마을이 부유해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마을은 지금 이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들의 눈에 엇나지 않도록 눈치나 보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들이 날 도와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모두가 나한테서 등 돌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뭔가 가슴이 뭉클해졌다.
"응.. 이해해. 태어나서 자라온 마을에서 쫓겨나는 건 다들 무섭겠지. 마을 밖에 한번도 나가보지 않은 사람도 많을테고, 이 작은 마을이 세상의 전부일테니."
"고마워. 그래도 날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위로가 되네"
"그건 그렇고 저 황소 어떻게 하지?"
나는 같이 지내게 된 덩치 큰 황소가 무서웠다.
"너무 걱정마세요. 우락부락하게 생긴 것과는 다르게 온순한 녀석입니다. 같이 있어도 별일 없을거에요."
그는 황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성욕도 적어서 교배에 쓰질 못하니 도축할거라고 들었는데, 엘리나님이 오셔서 목숨을 연명하네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응 잘가. 고마웠어."
나는 이제 황소와 단 둘이 남겨졌다. 커다랗고 근육질의 젊은 황소.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설마 날 강간하려는건가? 나 아직 처녀인데!!)
나는 구석에 엉덩이를 밀어넣어 중요부위를 숨겼다. 황소에게 처녀를 바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내 우려와는 다르게 황소는 내 두려움을 알아차렸는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내 얼굴을 부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마치 나를 안심시켜 주고 싶어 하는 것 마냥.
내 털에 닿는 거친 혀가 이상하게도 위안이 된다.
그렇게 며칠간 우리는 같이 구유에서 몸을 부비적대며 나란히 건초를 먹거나 함께 잠을 자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함께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함께 지내는 것이 혼자 지내던 시절보다 나았다.
"안녕?", "잘 잤니?" 나는 황소에게 간간히 말을 걸었다. 남들이 보면 굉장히 바보처럼 보이겠지만, 내 나름대로 축사생활의 지루함을 달래는 수단이다.
최근 나는 황소의 가랑이에서 덜렁거리는 굵은 막대기에 눈이 자꾸만 간다..
(굉장한 크기..! 저런게 들어온다면...)
보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끌린다.
어쩌면 이것이 발정기라는 것일까?
이 황소의 성욕이 적다고 듣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다른 칸에는 늙은 암소들 뿐이고 이 아이랑 어울릴만한 암소가 없다. 그러니 성욕이 생길리가. 어떻게 보면 갓 성인이 된 청년을 할머니랑 붙여놓은 꼴이다.
암소와 황소간의 힘의 차이는 꽤 크고, 마음만 먹는다면 나를 강간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건 이 녀석도 외로웠던거 아닐까?
나를 모처럼 생긴 친구로 생각해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이제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이장은 원하는걸 무조건 얻어내려 할것이다.
내가 계속 이 황소랑 몸을 섞지 않는다면 이장은 다른 발정난 황소를 데려와 나와 강제로 교배시킬게 분명하다.
그리고 이 아이는 저녁식사가 되겠지.
그건 나에게도 이 황소에게도 최악의 결말이다.
교배를 꼭 해야한다면 강제로 당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하는게 좋다.
게다가 암소가 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녀석 보면 볼수록 꽤나 잘생겨보이고 매력적이다. 황소계의 미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 녀석의 성격으로 볼때 내가 유혹하지 않는 한, 먼저 저쪽에서 먼저 오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할일은...
나는 황소에게 다가가 면전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꼬리를 올려세웠다.
(자 괜찮으니까, 어서 넣어줘...)
내 갑작스러운 도발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던 황소는 금새 내 의도를 이해했다는 듯 올라타기 시작한다.
보지 근처에 열기가 느껴지고 드디어 첫경험을 한다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다.
"응앗?! "
드디어 고대하던 황소의 두꺼운 자지가 내 질에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동시에 나는 몇백년간 계속 지켜 온 처녀를 잃었다.
그렇지만 처녀를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이나 황소에게 박힌다는 굴욕감은 없었고 단지 첫경험의 쾌락에 빠져 있었다. 심지어 좀 더 난폭하게 해줬으면 하는 생각까지 든다.
"음모오♡ 응모오오♡"
황소가 허리를 흔들때마다 나에게서 평범한 소같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직후 뜨거운 정액이 힘차게 발사되어 내 자궁을 가득 채웠다.
첫경험을 마치고 성에 눈을 뜬 나는 그뒤로도 만족할때까지 황소를 닥달해가며 여러번의 교미를 더 즐겼다.
여러번 반복된 교미에 지친걸까 황소는 먼저 쓰러져 잠들었다. 커다란 몸집에 맞지 않게 다소곳하게 발굽을 모으고 자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작게 중얼 거렸다.
"앞으로 잘 부탁해 여보♡"
그후로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이제 소로 지낼 날도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그동안 9개월의 임신 끝에 마침내 사랑스러운 숫송아지를 낳았다.
하지만 나는 송아지가 태어나자마자 남편과 아이랑 분리되었다. 내 아이에게 젖 한번 물려보지 못한게 너무 서럽다.
나는 이전처럼 다시 중앙광장에 끌려가 나무에 매여있다.
작던 마을은 꽤나 번성해서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이 지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나는 이 현재 이마을의 마스코트이자 구경거리 "말하는 소" 로 전락했다
"방문객 여러분. 저희 마을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음모오오오~"
나는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면 앵무새마냥 이 말을 반복해야 했다.
사람들이 나를 신기한듯 보면서 모여들면 나는 억지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면 안되냐고?
내가 방문객들에게 뭔가 말할까봐 무서웠는지 그들은 나를 미리 협박했다.
"알지? 허튼 소리하기만 해. 뭔가 이상한 얘기를 한다면 네 송아지는 무사하지 못할거야."
내가 낳은 아이를 죽게 만들 수는 없다. 비록 아이가 사람이 아닐지라도 틀림없이 내가 낳은 내 아이다.
그래서 나는 찾아온 사람들에게 그저 마을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말하며 조용히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생활도 이제 끝이다. 1년이 거의 다 되간다. 나는 이제 곧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있다.
마녀가 나를 되돌려준다고 한 날이 벌써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날을 앞두고 마을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어째서 무장한 용병들이 이렇게나?!)
며칠전부터 중무장한 용병들이 마을에 속속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수는 자그마치 몇백명이나 될 것같다.
"허허, 오랫만입니다 엘레나님"
이장이 모처럼 직접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매번 비겁하게 지 쫄따구만 시켜서 날 괴롭히던 녀석이 웬일인지.
"어째서 용병들이 이렇게나 모였는지 궁금하십니까?"
...듣지 않아도 뻔하다. 나는 현재 이 마을의 돈줄이다. 그러니 잃고 싶지 않겠지.
그렇기에 무리해서라도 이렇게 많은 용병을 고용한것이다.
내가 있다면 돈은 다시 벌어들일 수 있으니.
"대답도 안하시는 걸 보니 이미 짐작하신것 같군요."
"아마 생각하시는게 맞을 겁니다."
"이번 기회에 마녀를 토벌한다면 우린 돈을 나누지 않아도 되고 당신은 앞으로 영겁의 세월을 우리 마을의 번영을 위해 쭉 봉사하게 될겁니다."
(봉사는 무슨, 착취겠지;)
그치만 저녀석들이 마녀를 정말로 해치우는데 성공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걸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가야하는 걸까?
아직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 누군가 나를 조용히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
눈을 떠보니 저번에 나에게 사과했던 그 청년과 함께 몇몇 마을 주민들이 와 있었다. 익숙한 얼굴들도 보였다. 열병에 걸려 약초를 달여드렸던 아주머니부터 시작해서, 크게 다친 아들을 업고 오시길래 서둘러 치유마법을 주창해드렸던 아저씨 등등. 대부분 내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날 감시하던 청년들은 쓰러져 있었다.
"너희가 그런거야?"
"잠시 기절시킨거 뿐이에요. 그보다 서두르셔야 합니다." 청년이 내 목에 걸린 밧줄을 풀면서 말했다.
"서두르다니 뭘?"
"지금 마을에 힘 좀 쓴다는 남정네들과 용병들은 모두 마을 입구쪽으로 몰려가 전투를 대비하며 진을 치고 있습니다. "
"도망갈 기회는 저기에 온 신경이 쏠려 감시가 허술한 지금말고는 없습니다."
도망이라니. 도망가면 난 어떻게 인간으로 되돌아가지?
하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남는다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마녀는 날 인간으로 돌려주겠다고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걸 위해 목숨까지 걸면서 저 용병들과 싸우진 않을거다.
결국 난 선택의 기로에 섯다. 남을지 도망갈지.
만약 남는걸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생각해도 마녀가 저 많은 용병들을 모두 쓰러뜨리고 날 인간으로 되돌리기까지 확률은 희박하다.
아니, 불가능하다.
어쩌면 앞으로도 마을의 재산으로써 모든걸 통제당하며 수백년, 아니 수천년을 그렇게 살아야할 수도 있다.
상상만 해도 숨이 턱 막힌다.
도망간다면 최소한 자유롭게 살아갈 수는 있겠지.
"내가 도망가면 너희는 어떻게 하려고? 분명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텐데."
"저희 걱정은 하지 마시고 부디 몸 조심하세요."
"그동안 못 도와드려서 죄송해요"
그렇지만 나 혼자 도망갈 수는 없다.
"저기, 먼저 축사에 들려도 될까?"
"다른 소들이랑 같이 가시려고요?"
"응, 풀어줘. 부탁할게"
곤히 자고 있는 황소와 송아지. 나는 서둘러 코로 쿡쿡 건드려 깨웠다.
(서두르지 않으면..)
비몽사몽한 황소와 송아지에게 어서 따라오라고 눈치를 준다.
우린 마을 뒤쪽의 커다란 숲으로 향했다. 먹을 것도 풍부하고 개울이 있어 물도 마실 수 있다. 위험한 동물들과 몇몇 마물들이 살고 있지만 숲 깊숙히 들어가지 않는다면 마주칠 일은 거의 없을거다.
얼마나 달렸을까. 우린 주변에 수목이 우거진 곳에 잠시 멈췄다. 지친 나는 시원한 풀밭에 누웠고, 송아지는 내 옆에서 젖 달라고 보챈다.
(좀만 기다리렴, 지금 줄테니까)
그런 와중 낯선 곳이라 위험할수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황소는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참 든든한 남편이다.
우리가 도망간 걸 알아챈다면 분명 우릴 추격하겠지. 분명 이를 악물고 찾아내려 들거다.
그렇지만 지금만큼은 아무 걱정하지 않고 젖을 물리며 잠시 엄마로써의 행복을 느꼈다.